카테고리 없음 / / 2025. 7. 10. 03:24

AI 시대의 상담: 뇌 기반 심리 치료의 가능성

여러가지 오래된 감정을 표현한 이모지

점점 더 많은 내담자들이, “AI로도 상담받을 수 있어요?” “상담사도 결국 GPT가 대체하겠죠?” 이런 질문을 합니다. 처음에

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 질문에는 아주 오래된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내 고통도 알고리즘이 이해할 수 있을까?”  “내 뇌의 흔들림도 데이터로 바꿀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신경계의 리듬, 감정의 회로, 뇌의 진동수까지 분석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상담이 가능한 일일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이 상담이 뇌 기반 심리 치료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 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분석은, 어쩌면 상상보다 더 인간적인 무언가를 열어줄지도 모릅니다. 

AI 시대의 상담, 인간의 감정은 뇌에서 일어난다.

나는 수많은 내담자들의 눈물을 보아왔습니다. 감정을 설명하지 못해 움츠러든 사람들, 눈앞에서 어릴 적 장면이 떠오르는  왜인지 설명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눈물이다. 그 장면들은 대부분 언어 이전의 기억, 그리고 신경계에 새겨진 무언가에서 비롯됩니다. AI가 이 모든 걸 대신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대신하진 못할 겁니다. 하지만 함께 읽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

니다. 뉴로테크에서 말하는 것중에 “이 사람의 뇌파는 지금 불안정하다.” “감정 처리 중에 측좌피질의 반응이 낮다.” “전전두엽의 혈류가 떨어지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건 단순한 과학일까요? 아니요. 그건 ‘이 사람은 지금 스스로를 견디기 어렵다’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AI, 그리고 내담자의 눈물을  통한 상담은 기술로 대체될 수 있을까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느 정도는 대체되고, 어느 지점부터는 절대 대체되지 않습니다. AI는 기억합니다. 패턴을 읽습니다. 반복을 감지합니다. 그리 무엇보다 ‘피드백’을 즉각 제공합니다. 그래서 어떤 내담자에게는 안정감이 됩니다. 말을 더듬지 않아도 되고, 감정을 숨겨두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은 AI에게 말합니다. “사람한텐 못하겠는 말인데요… 이건 말해도 괜찮겠죠?” 놀랍게도 그 순간,

AI는 '심리적 안전기지(safe haven)'가 됩니다. 그 사람이 AI상담을 받는 동안에 말입니다.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그 내담자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을 때, 화면 속 알고리즘은 멈춥니다. 그 눈물의 ‘결’을 이해하진 못하죠. 그때 필요한 건, 한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입니다. “괜찮아요. 계속 울어도 돼요.” 라는 심장 박동에 가까운 공감입니다.

뇌 기반 심리치료의 아름다운 모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AI는 감정은 못 느끼지만, 뇌는 분석할 수 있잖아요?” 맞습니다. 뇌기반 상담은 오히려 AI와 궁합이 맞습니다. 뇌파 분석, HRV(심박변이도), 피부 전도도, 전전두엽 활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데이터는 상담자에게 다음을 알려줍니다. 지금 이 사람의 신경계는 얼어붙었다. 지금은 대화보다 ‘리듬과 호흡’이 더 중

하다. 지금은 조언이 아니라 ‘함께 존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놀랍지요? 가장 인간적인 통찰을, 가장 비인간적인 기술이 가능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그 통찰을 “어떻게 건넬 것인가”는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기계는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

감정을 '받아줄 수 있는 그릇'이 되지는 못합니다. 기술심리학은 감정과 과학의 협업이다. 나는 상담실에서 점점 더 많은

장비를 쓰고 있습니다. 심장 박동 리듬을 보여주는 어플, 뇌파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주는 화면, EMDR을 자동화하는 VR 프로그램들이다. 예전에는 내 직관과 귀만으로 했던 일들이 이제는 숫자와 파형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요, 그 숫자들은 나

에게 “이 사람이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더 진하게 만들어줍니다. 기술은 감정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더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기술심리학은 말합니다. “감정은 과학이 될 수 있고, 과학은 감정을 더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의 시대, 기술의 언어로 말하다

AI 시대의 상담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엄청난 가능성입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내담자의 뇌가 상담자에게 실시간으로 말을 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단어가 없던 감정이, 뇌파와 심박수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상담자는 그 데이 터를 바탕으로, 그 감정을 안아주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무엇을 말해야 할까. 언제 침묵할까. 어떤 리듬으로 호흡을 맞출까.

그 모든 판단은, 기계가 줄 수 없는 ‘사람의 감정'에서 나옵니다. 나는 아직도 손으로 메모하고, 내담자의 말투를 귀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옆에, 작은 뇌파 그래프가 함께 켜져 있습니다. 상담은 이제 감정과 데이터의 연주입니다. 당신의 뇌와 마음, 그리고 관계의 회복을 위한 가장 아름답고 복잡한 협주곡이 시작된 겁니다. 상담사의 말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기술 심리학을 통한 데이터를 내담자가 눈으로 보면서 인지하는 방식으로 감정에 대한 이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여갈 수 있게 된다. 더 진보된 상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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