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뇌 기반 상담이론의 방향상담이 ‘마음’에서 ‘뇌’로 확장되고 있습니다.‘왜 내가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내담자의 말은 이제 단순히 심리적 혼란으로만 해석되지 않습니다. 상담자는 이제 이렇게 묻습니다. “혹시 최근 잠을 잘 못 주무셨나요?” “갑자기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드시나요?” “그때 머릿속에서 어떤 이미지나 소리가 떠오르시나요?” 이 모든 질문은 하나의 영역으로 향합니다. 바로 ‘신경 시스템’과 ‘뇌’입니다. 21세기 들어 상담은 인문학과 심리학의 울타리를 넘어, 뇌과학·생리학·인지신경학을 통합하는 ‘뇌 기반 심리치료(Brain-Based Psycho therapy)’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상담은 ‘이야기’를 듣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신경계의 패턴’을 읽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이 글..

자기 계발서가 약속하는 것들한 사람의 인생은 늘 파도처럼 움직입니다. 내담자의 의자에 앉은 이들은 늘 묻습니다.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뭘 해야 할까요?” 그 말엔 진심이 묻어 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불완전하고, 무엇인가 부족해요. 바뀌고 싶어요.” 그들이 가져오는 건 종종 한 권의 책입니다. 표지는 반짝이고, 제목은 단호하죠. “30일 안에 인생을 바꿔라”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아침 5시에 일어나는 힘” 책을 들고 온 내담자는 이렇게 말하곤 해요. “이 책을 읽고 열흘은 잘 지켰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그 말 뒤엔 늘 비슷한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실패감, 자기혐오, ‘나는 왜 안 되지’라는 자책이란 감정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자기 계발서는 말합니다. “당신은..

심리 상담은 들어줍니다침묵에는 마치 마법 같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단순한 ‘말 없음’이 아니라, 존재하는 침묵.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며, 말보다는 감정에 귀 기울이는 그 공간. 심리상담사로 일한 지난 30년 동안, 저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치유는 말보다 먼저 시작된다는 것. 눈물이 흐르기 전에, “저는 길을 잃었어요”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묻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나를 봐줄 건가요? 여기에 있어줄 건가요?”사람들은 심리학이 기술과 기법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인지 재구성, 마음 챙김, 트라우마 기반 치료…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배운 진짜 치유는 때로 그저 도망치지 않고 옆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한 번은 28세 청년이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세 번의 자살 시도가 있었고, 후드티를..

행복학과 긍정 심리학 우리는 모두 행복을 원하지만, 행복을 무엇으로 구성하고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를 말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그중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행복학(Happiness Studies)’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된 철학이자 융합학문, 다른 하나는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라는 과학적 기반의 심리학입니다.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행복학은 구조를 말하고, 긍정심리학은 감정을 다룹니다. 여성 임상심리사로서 저는 이 두 세계를, 이론이 아닌 사람의 눈을 통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행복학은 ‘왜 행복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긍정심리학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제안한다. 행복학은 다양한 분야가 만나는 융합지점입니다. 철학, 경제, 신경과학, 윤리학, 사회학, 심..

심리학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이자 언어심리학은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이자, 사람의 고통에 귀 기울이기 위한 언어입니다. 그러나 같은 '사람'을 다룬다 해도, 치료의 언어는 서로 다릅니다. 인지치료는 '생각을 바꾸자'라고 말하고, 긍정심리학은 '감정을 발견하자'라고 이야기합니다. 나는 여성 임상심리사로서, 두 이론을 수없이 넘나들며 사람을 도운 기억의 조각들로 이 글을 씁니다. 이건 이론 비교가 아닙니다. 한쪽은 마음을 고치고, 한쪽은 마음을 키우며, 서로 다른 방향에서 사람의 내면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떤 분야가 더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의 여러 갈래 중 두 갈래의 차이점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인지 치료에서는 생각을 바꾸자고 하였는데 나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삶의 전환 전략– “내가 느끼고 있다는 것부터”삶은 한순간에 변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작은 감정의 인정,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상의 반복, 누군가의 말 한마디, 그 모든 것이 인생을 전환시키는 촉매가 된다. 긍정심리학은 이러한 ‘변화 이전의 순간들’을 품는다. 그리고 삶의 큰 전환은 대개 기쁨보다 회복에서, 계획보다 감정에서, 성과보다 연결에서 시작된다. 이 글은 내담자들이 보여준 ‘아주 작지만 진짜인 삶의 전환들’을 감정의 숨결로 풀어내려는 시도로 기록하고자 한다. 우리는 보통 변화의 시작을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운동을 시작할 거야.” “다이어트 들어간다.” “이제부터 진짜 책 읽고 자기계발할 거야.” 하지만 상담실에서는 그 계획이 오래가지 못하는 걸 자주 본다. 왜냐하면 감정이 준비되지 않으..